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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보물섬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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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I 공유의 날을 마치며
작성자 백명기 등록일 2021.07.11

LTI(인턴십과 관심사를 통한 배움)프로젝트 공유의 날을 마치며

 

 지난 78‘LTI 프로젝트 공유의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른 아침 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프로젝트 발표 제목이 붙었습니다. 교무행정 이지영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서로 다른 발표내용의 색깔과 향기를 담아 정성스럽게 만든 포스터였습니다. 복도에는 남해공정여행 프로젝트 발표를 위한 조별 부스가 설치되었습니다. 농사 수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 판매 부스도 설치되었습니다. 빈 교실에는 전날 밤늦은 시간까지 준비한 비빔밥이 준비되었습니다. 발표를 보러 오신 부모님께 드리겠다며 학생들이 손수 준비한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학생들은 학교 밖 LTI 활동을 마음껏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학교 안에서 각자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한 학기 동안 활동했습니다.

 

“LTI 활동은 자신의 미래와 관심사를 품은 세상과 만나는 활동입니다.

자기가 직접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찰하기에 자신과 깊이 만나는 활동입니다.

누가 누가 얼마나 더 잘했는지

얼마나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었는지보다는

그동안 세상과 어떻게 만났고, 자신과 어떻게 만났는지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만나고 가꾸어 온 것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어떤 것을 만나며 가꾸어 갈지에 대한 질문을 아이들 스스로 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LTI 활동은 완성품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매번 새롭게 살을 붙이고, 그 결과를 정리할 뿐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면, 우리는 아이들이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하고 실천하고 나서,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지지해주어야 합니다. 한 학기를 정리하고 평가하는 그들에게 집중하면서 말입니다. 모두 함께 가만히 아이에게 귀를 기울이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들어보지 못했던 말들을 들어보시면 더 좋겠습니다.

이번 ‘LTI 프로젝트 공유의 날은 개인별 발표와 더불어 지난 5월에 실행했던 남해공정여행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행사와 한 학기 동안 길러온 무농약 농산물 나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남해보물섬고의 교직원들은 마을이 아이를 키우듯 한명 한명이 내 아이라는 마음으로 챙겨왔습니다.

일상에 바쁘시겠지만 이번 ‘LTI 프로젝트 공유의 날만큼은 시간을 내셔서, 한명 한명에 집중해 주시고 격려와 지지와 조언을 나누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LTI 프로젝트 공유의 날을 맞이하여 보낸 학교장 안내문 중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한 첫째 날 오후엔

네일, 내 일, 내일”, “사고뭉치 베이시스트”, “나는야, 춤추는 회장이라는 주제로 3명이 발표하였습니다. 네일과 관련한 어려운 용어와 다양한 종류들이 PPT화면에 쏟아져서 많은 청중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베이스 기타 연주를 멋지게 3곡 하였고, 실용음악에 대한 소개도 했습니다. 그동안 LTI시간에 갈고 닦은 화려한 댄스영상을 보여주었고 학생들의 요구에 의해 직접 무대에서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 학기의 특별한 경험으로, 생일파티를 열고 휴대폰 규정을 제안하여 바꾸었던 것, 공정여행을 준비하면서 갈등과 협력을 경험한 이야기, LTI를 준비하며 주체가 되었던 경험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베이스기타에서 머무르지 않고 일렉기타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와 LTI 단체활동으로 서핑체험과 향수 체험을 갔던 일, 상주중학교 공간혁신의 현장을 탐방하고 온 일과 남해공정여행 프로젝트에서의 경험담도 들려주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이어진 두 번째 팀 발표에서는 나의 1학기와 감자”, “POKER”, “취미로 해보는 파이썬이라는 주제로 3명이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봉사를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감자를 심고 키우고 제배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했다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발표였습니다. 카드 게임인 포커에 대한 자세한 규칙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어렵고 힘든 규칙에 질문이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 카드를 활용한 마술과 게임을 통해 자신이 바뀌고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는 대목에서 많은 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파이썬을 활용한 코딩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청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코딩 작업을 위해 야간에도 잠을 줄여가며 엄청난 시간을 집중하였고, 친구들과 즐기기 위한 많은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가장 행복한 생일파티를 했던 것과 수많은 간식을 만들어 먹은 일, 바다에서 놀았던 일, 향수가 침대에 쏟아진 추억, 해양수업에서 실수로 넘어진 추억, 자신이 한 학기 동안 무척 많이 변했고 이를 가능하게 한 학교에 대한 평가, 100kg 벤치프레스를 성공한 일, 수학을 못함에도 코딩을 할 수 있었던 건 흥미와 결과물을 공유하는 즐거움이라는 얘기들에 듣는 사람들이 즐겁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쉬고 이어진 마지막 발표 시간엔 멍멍이와 함께 행복한 나”, “오늘은 내가 요리사”, “자연과 예술표현이라는 주제로 3명이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동물보호법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서 동물보호단체 소개와 훈련소에 입소하여 1급 사역견 훈련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신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친구들과 만들었던 7가지 제과제빵에 대한 경험과 그 결과물에 대한 자신만의 평가를 세세하게 들려주었습니다. 바다 환경정화를 홀로 했던 경험과 구상한 작품에 대한 소개, 그중 자연만 남게 그리기라는 주제로 큰 벚나무의 봄과 여름 버전을 그렸던 경험담과 소감을 발표하였습니다. 개 중에서도 특히 독일 세퍼트에 대한 자신의 무한한 신뢰와 사랑의 마음을 들려 주었고, 요리해서 맛나게 먹었으나 뒷정리와 살찌는 게 단점이었다는 솔직한 얘기, 쓰레기를 힘들게 주웠고 자연을 똑같게 그리는 행위의 어려움을 들으며 많은 이가 즐겁게 공감했습니다.

 

이튿날 오전에 “Ready Action”, “길거리? X, 시청각실 버스킹이라는 주제로 두 명의 학생이 발표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학생들의 LTI활동을 영상으로 찍어 편집한 작품이 소개되었는데 중간 중간에 웃음 코드가 들어있었고, 영상 상영이 끝난 후 환상적인 요요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한 학생은 그동안 갈고 닦은 장범준의 노래를 여러 곡 불렀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에 호응하던 친구들과 어른들이 함께 무대 앞에 앉아서 즉석 피켓을 만들어 응원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 후 내가 잘하고 싶은 피아노”, “그림과 글”, “목공과 장비 이야기라는 주제로 3명이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연습한 피아노 솜씨를 보여주었고 관광지에서 찍은 집을 내부까지 3D로 구현한 놀라운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휴대전화로 그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창의적이고 섬세한 그림 작품을 소개하였습니다. 마지막 학생은 그동안 목공실에서 만든 작품들과 함께 자신이 다루었던 각종 목공 장비와 방송 장비를 소개했습니다. 또한 아침마다 산책하는 장면과 거의 매일 찍은 노을 장면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었습니다. 실용음학과 진학에 대한 고민과 동화책을 내고 싶었던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홀로 많은 활동을 하였던 점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고 학생들이 질문과 더불어 많은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특히 최근 개인 사정으로 학교에 오지 않고 있는 친구를 위해 함께 단체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하여 모두 함께 즐겁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학생의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이 먼저 질문하고 이어서 어른들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어서 도움 교사와 부모님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이번 학기 동안 학생의 고민과 활동을 위로하거나 격려하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한 조언과 함께 다음 단계를 기대하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부모님은 때로는 부모로서의 고민을 얘기하시기도 했고, 지지와 사랑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교사가 준비한 책 한권이 선물로 주어졌고, 함께 사진을 찍은 후 부모님과 학생이 따뜻하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포옹하였습니다.

 

발표 중간 잠시 쉬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남해공정여행 프로젝트를 다녀온 결과물을 전시하는 부스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모둠은 해변에서 채취한 모래를 전시하기도 했고, 여행지를 3D로 구현한 작품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다녀온 곳의 역사나 사연들을 사진 자료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각 부스의 안내판은 재활용 쓰레기를 활용한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행사장 옆 3-1반 교실에서는 발표를 보러 오신 부모님들을 위한 비빔밥이 준비되어 훈훈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농사 수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 판배 부스에서 판매된 각종 채소가 인기리에 판매되었습니다.

 

지난주에 해양 수업을 치른 학생들에게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LTI 프로젝트 공유의 날행사를 준비할 시간이 무척 짧았습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각자의 발표 자료뿐 아니라 모둠으로 준비해야 하는 농산물 판매 부스, 먹거리 부스, 남해공정여행 프로젝트 부스들을 정말 알차게 준비한 모습에 교사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표내용도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각자가 느꼈던 것들과 고민 또한 적절히 배치하고 많은 청중 앞에서 여유 있게 발표하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청중으로 돌아갔을 때 자리를 항상 지키고 친구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도 활동지에 각각의 친구를 위한 글을 적는 모습은 정말 성숙한 배움과 나눔의 자세였습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모든 이에게 모든 발표와 과정들이 완벽하게 만족스럽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학생과 어른이 함께 모여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면서, 그의 성장과 성찰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과정이 진지했다는 사실은, 집단성찰을 넘어서서 마음과 감정을 공유하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로써 한 아이의 아픔과 성장은 우리 모두의 아픔과 성장임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학기에는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시도하고, 또 다른 성찰과 배움을 얻어갈지 기대가 됩니다. 또 그들의 성찰이 다른 친구들과 어른들에게 어떤 성찰과 배움을 만들어 갈지 더 기대됩니다.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준비하신 담당교사 황경미 선생님을 비롯한 교사여러분, 그리고 한 학기 동안 고생하신 남해보물섬고 모든 가족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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